[쉽게 배우는 철강용어]선재(Wire rod)

EBN산업뉴스

조인영 기자 ([email protected]) l 2011-08-20 16:04:15

철강업종을 영위하는 사람들에게는 상식적이며 이미 익숙한 용어들이 일반인들은 의외로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EBN은 매주 생활 속에서 접하지만 헷갈리는 철강용어와 개념들을 누구나 알기쉽게 매주 일목요연하게 다시 정리하고자 한다.<편집자주>

 

▲ 와이어로프가 활용된 광안대교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광안대교, 남해대교, 영종대교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이들 모두 현수교라는 것인데 현수교는 다리의 무게를 다리 아래 기둥이 아닌 다리 위 철 케이블로 지탱해 만든다.

다리 위 케이블에 쓰이는 소재는 선재의 일종인 와이어로프이다. 와이어로프는 선재 중에서도 탄소 함유량이 높은 선재를 열처리 해 여러 층으로 꼬아 만든 것으로 현수교 뿐 아니라 각종 토목 및 건설, 운송운반 장비 등에 폭넓게 활용된다.

선재(Wire rod)는 철강재 중 봉형강류에 속하는 제품으로 단면이 둥글고 코일(Coil) 형상으로 감겨져 있으며 단면 지름은 5.5~40.0mm 정도이다.

선재는 탄소 함량에 따라 보통 선재와 특수 선재로 구분되는 데, 선재업계 내에서는 용도에 따라 경강선재, 연강선재, 냉간압조용선재(CHQ wire), 스테인리스선재, 용접봉 등으로 나눈다.

보통선재는 탄소함유량이 0.09~0.25%로 전성과 연성이 뛰어나며 특수선재는 탄소함유량이 0.25~0.6%인 반연강, 경강, 최경강과 탄소함유량이 0.09% 미만인 최연강 등이 있다.

이와 함께, 자동차 등 각종 기계부품에 활용되는 냉간압조용 선재(CHQ Wire), 용접봉에 쓰이는 아크용접봉심선용 선재 등이 있다.

선재는 보통 2차 가공 이상을 거치기 때문에 그대로 사용되는 경우는 없으며 60% 이상이 조립금속제품 제조용에 소비되고 그 외 전기전자 제품 제조용, 자동차 산업용, 일반기계 및 건설용 등으로 활용된다.

2차 가공 공정 중 인발기를 거친 봉 형태의 제품을 일정 길이로 절단한 것을 선재와 구분해 바인코일(Bar in Coil)이라고 부른다.

선재의 단면 형상은 대부분 원형이지만 그 용도에 따라 육각형, 정방형, 장방형, 이형 단면이 생산되기도 한다. 치수 범위는 직경 5.5~40.0mm가 주로 생산되고 있으나 최근에는 50.0mm 전후 선재도 출현하고 있다.

중량은 1천~2천kg 코일이 일반적이나 2차 가공에 따라 3천~4천kg 범위의 선재도 생산되고 있다. 철강 선재 이외에 동, 알루미늄, 티타늄 등 다른 금속을 재료로 한 선재도 시장에 공급되는 추세이다.

우리나라 선재산업은 1959년 동국제강이 최초로 영등포 당산동에 연산 2천t 규모의 철선아연도금공장을 신설한 후 1973년 12월 영창철강이 연산 1만t 규모의 압연공장을 가동, 1978년 포스코가 포항에 연산 60~70만t 규모의 선재1공장을 짓게 되면서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1970년대 후반 국내 선재 수요 구조는 보통선재였지만 특수선재의 수요 증가에 따라 1980년대에는 수입의존도가 높은 자동차부품 소재용 특수강 선재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이어 고급강 대량 생산을 위한 초고속압연 생산체제를 갖추기 시작하면서 자동차 타이어용 스틸코드, 스테인리스선재 등이 생산됐다.

1990년대에는 연소제어시스템을 구축하고 고장 발생 방지를 위한 가이드 모니터이링 시스템 등을 도입했으며 2000년대에 들어선 제어압연, 제어냉각 설비 운영기술을 통해 선재가공업계의 열처리를 생략할 수 있는 제조 프로세스를 확보해 원가절감 등을 이루게 됐다.

선재는 고로와 전기로에서 생산되는 빌릿을 선재압연기로 압연, 냉각해 제조된다.

고로나 전기로로부터 제조된 빌릿은 가열로, 선재압연, 냉각 공정 등을 거쳐 선재로 완성되며 보통 검사, 포장 공정 등을 거쳐 2차가공 공정으로 이동한다.

한국신용평가정보에 따르면 선재는 만성적인 공급부족 품목으로 2009년 기준 총 출하량 가운데 내수출하비중이 81%를 기록하는 등 내수의존적인 산업이며 보통 볼트, 너트, 스프링, 와이어로프 등 2차 가공품 형태로 자동차나 기계 산업에 투입되기 때문에 산업전반의 경기변동에 영향을 받는다.

국내 선재 시장은 일반강과 고급강을 모두 생산하는 포스코와 연강선재의 코스틸 특수강선재의 포스코특수강, 동부제철, 동방금속공업 등이 생산에 참여하고 있으며 포스코는 지난해 전체 판매량 중 49%의 점유율을 보였다.

특히, 동부제철은 지난 1월 1일부터 선재사업부문을 동부특수강으로 분사했다. 동부특수강은 오는 2012년까지 생산규모를 기존 28만t에서 50만t 수준으로 확대하고 CHQ 와이어, CD Bar 등 고부가가치 특화제품 개발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최근엔 제일제강공업, 대한제강 등 철강업계가 선재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하고 신설비 확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철강업계의 잇따른 선재시장 진출로 인해 향후 국내 선재 시장의 점유율 변동은 물론 업체간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